허리디스크 환자분들을 치료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내 밀려나온 디스크가 흡수될 수 있는지, 또 흡수가 됐는지 궁금해하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내 허리디스크가 흡수될 확률이 얼마인지, 디스크가 흡수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만약에 디스크 흡수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허리디스크, 많이 터지면 터질수록 우리 몸 속으로 더 잘 흡수되는 경향이 있다.

저희가 '허리디스크 파열, 터짐 왜 흡수되나요?' 영상에서 허리디스크는 심하게 터질수록 더 잘 흡수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디스크는 보통 심하게 밀려나온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분류되는데요.

먼저 가장 초기 단계인 1단계가 디스크 팽윤입니다. 디스크 팽윤은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 팽창이 일어나 완만하게 튀어나온 상태를 말합니다. 다음 2단계는 디스크 돌출입니다. 디스크 수핵이 밀려나오며 디스크 외피, 즉 섬유륜을 손상시켰지만 그 수핵이 디스크 섬유륜의 외부까지 찢고 나오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3단계는 디스크 탈출입니다. 디스크 탈출은 디스크의 섬유륜이 완전히 찢어져서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온 상태입니다.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터졌다라고 표현하는 단계가 이 단계입니다. 가장 심한 4단계는 디스크 박리입니다. 디스크가 완전히 파열되어 수핵이 심하게 밀려나와서, 수핵의 일부가 아예 본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상태를 말합니다. 그럼 이렇게 심한 정도에 따라 분류된 디스크가 각각 흡수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몇 년 전, 이러한 디스크 단계별로 각각 흡수율이 어떻게 되는지 연구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 논문은 높은 수준의 신뢰할 수 있을 만한 논문입니다. 이 연구 내용에 기반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 발표된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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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가 흡수될 확률을 디스크 진행 단계에 따라 설명해보면, 가장 심한 4단계인 디스크 본체로부터 밀려나온 수핵의 일부가 분리된 디스크, 즉 디스크 박리가 흡수될 확률은 96%, 디스크 탈출이 70%, 디스크 돌출이 41%, 디스크 팽윤이 13%였습니다. 참고로 96%가 흡수됐다는 건 100명이면 그 중 96명이 흡수된 양이 많든 적든 흡수가 진행됐다는 걸 의미하지, 96명 모두가 완전히 흡수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럼 완전히 흡수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디스크 내 수핵이 완전히 흡수되는 비율은 4단계인 박리된 디스크의 경우 43%이고, 3단계인 디스크 탈출의 경우에는 15%였습니다. 나머지 단계에서는 아까 말씀 드린 퍼센테이지대로 일부가 흡수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아셔야 할 것이 디스크가 흡수된다는 것은 수핵이 원래 있던 디스크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디스크 밖에서, 즉 우리 몸 속에서 녹아 없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터진 허리디스크가 우리 몸 속으로 녹아 흡수되는 이유는?

그런데 이렇게 터진 디스크가 우리 몸 속으로 녹아 흡수되는 이유는 뭘까요? 아직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밝혀진 건 없지만, 몇 가지의 가설이 있습니다. 밀려나온 디스크 수핵의 수분이 말라서 줄어드는 것, 후종인대의 역할, 우리 면역시스템의 염증반응 등 몇 개의 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정받고 있는 것이 염증반응으로 인한 흡수입니다. 염증은 우리 몸에 손상이 생겼을 때, 즉 디스크에 손상이 생기면 이 손상된 부위를 복구하기 위해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염증반응이 있으면 대식세포 등과 같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이물질로 인식된 수핵을 갉아 먹어 치웁니다. 그래서 디스크가 심하게 밀려나와서 흘러나온 수핵이 많거나, 또는 수핵이 아예 디스크 본체로부터 분리되면, 우리 몸에서 이물질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몸 속에서 흡수되어 사라질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허리디스크 파열, 터짐 왜 흡수되나요? 어떻게, 왜 흡수되는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허리디스크터짐이 심할수록 흡수가 잘 된다고 해서 디스크가 심하게 터지는 게 더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 이렇게 디스크가 심하게 터지면 터질수록 일반적으로 흡수가 잘 된다고 해서 디스크가 심하게 터지는 게 더 좋은 걸까요?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디스크가 심하게 터질수록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선 디스크가 심하게 파열되어 밀려나온 수핵의 양이 많을수록 염증도 더 심할 거고, 통증도 더 심할 겁니다. 또 밀려나온 수핵의 양이 많아 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면 심각한 마비나 대소변 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해 응급으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파열이라는 건 디스크의 섬유륜이 심하게 찢어져 손상됐다는 것이고, 이렇게 손상이 크면 디스크가 복구되는 기간도 더 오래 걸립니다.

또 디스크가 심하게 터져서 수핵이 많이 흘러나오면 디스크의 퇴행도 더 심해지는데, 이로 인해 디스크의 높이는 더 많이 낮아집니다. 이렇게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지면 어떤 문제가 있느냐? 척추후관절, 근육, 인대 등에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이런 부담 때문에 디스크로 인한 다리통증이 사라져도 만성적인 허리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후관절과 척추 주변 근육, 인대에 많은 부담을 주면 허리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장기적으로 협착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디스크의 터짐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우리 몸 속으로 흡수는 잘 안 돼도, 디스크의 손상이 적은 편이 더 낫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디스크 탈출 후 디스크 흡수가 잘 안 돼도 괜찮은 걸까요?

디스크가 파열된 이후 흡수가 깨끗하게 잘 되지 않더라도 찢어진 섬유륜이 잘 아물고, 또 그 과정에서 유착이 생기지 않는다면 아프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디스크 탈출 후 통증이 잘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섬유륜이 잘 아물고, 염증도 깨끗하게 가라앉고, 또 그 과정에서 유착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되는 것 이런 부분들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통증에 또 하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게 근육의 상태입니다. 허리와 엉덩이, 다리 근육의 상태가 좋고, 근육이 많고, 또 근육의 기능이 좋으면 통증이 적거나 아프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그래서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활치료가 중요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있으면 주사와 시술만 받으시는데,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도 꼭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디스크 치료 받으시는 분들 치료가 끝나고 나서 내 디스크가 흡수됐는지 궁금하다며 MRI를 찍어보고 싶어하시는 분들 많으신데, 굳이 돈 들여가며 MRI를 찍으실 필요 없습니다. 또 MRI를 찍어봤는데 흡수가 안 됐다고 실망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디스크가 흡수되는 것에만 관심 가지기 보다는 디스크 파열 이후에 관리를 잘 해서 내 섬유륜이 잘 아무는지, 염증이 깨끗하게 마무리되는지, 섬유륜이 아무는 과정에서 신경 등과 유착이 생기지 않는지, 또 디스크가 치료된 이후에 만성 허리통증이 생기지는 않는지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시고, 찢어진 섬유륜의 추가적인 손상을 피하는 관리법, 디스크 파열 후 유착을 방지하는 운동법, 만성 허리통증의 관리법 및 운동법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허리디스크 수술 후 유착을 예방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4가지 운동 ▼

▼ 허리디스크 앉는 자세 반드시 피해야 할 6가지 ▼

▼ 허리디스크 환자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염증 이야기 ▼

▼ 퇴행성허리디스크와 허리디스크탈출은 반드시 구별되어야 한다 ▼